
잘 때 이갈이가 심하다는 소리를 들으면 치아가 깨질까 봐 걱정되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아침마다 턱과 관자놀이가 뻐근한 적도 있으실 테고요.
이갈이는 치아를 닳게 하고 씹는 근육과 턱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집에서 할 수 있는 관리와 치과 치료는 무엇인지, 이갈이를 완전히 고칠 수 있는지 순서대로 알아볼게요.
수면 중 이갈이, 왜 생기는 걸까요?
잘 때 이를 가는 이유를 스트레스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잠이 순간적으로 얕아지는 ‘미세각성’ 전후에 턱 근육이 함께 움직이면서 이를 갈기도 하는데요. 가족력과 카페인, 스트레스와 불안, 음주, 흡연, 일부 약물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치아 맞물림만 고친다고 이갈이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그럼, 완전히 없앨 수 있을까요?
수면 이갈이를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습니다. 자는 동안 나타나기 때문에 스스로 알아차리고 멈추기 어렵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치료는 치아가 닳거나 깨지는 것을 막고, 아침에 느끼는 턱의 통증과 뻐근함을 줄이는 데 목표를 둡니다.
통증이나 치아 손상이 없다면 지켜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치아가 닳거나 깨지고 아침마다 턱이 뻐근하다면, 손상이 더 진행되기 전에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갈이 고치기, 생활 속에서 먼저 살펴볼 3가지
자는 동안 이를 가는 행동을 스스로 조절하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수면 이갈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생활 습관부터 점검해 보세요.
- 저녁에는 카페인과 음주를 줄여보세요. 잠을 방해하고 수면 이갈이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매일 비슷한 시간에 잠자리에 드세요.
규칙적인 생활은 수면 리듬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코골이나 숨이 멎는 증상이 있는지 살펴보세요. 숨이 막혔다가 다시 쉬는 과정에서 잠이 깨며 이갈이가 함께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이 반복된다면 수면 상태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생활 습관만으로 이갈이가 바로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치아 마모나 파절, 아침의 턱 통증이 반복된다면 장치가 필요한 상태인지 확인해 보세요.
이갈이 마우스피스, 습관을 멈추기보다 치아를 보호합니다
치아 손상을 막는 대표적인 방법이 이갈이 장치입니다. 위아래 치아가 직접 부딪히는 것을 줄여 치아 마모와 균열, 보철물 손상을 막아 줍니다.
이때 사용하는 장치는 크게 시판 마우스피스와 치과 스플린트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 시판 마우스피스: 인터넷이나 약국에서 구매하는 기성품입니다. 위아래 치아가 직접 닿는 것은 줄일 수 있습니다.
- 치과 스플린트: 치아의 맞물림과 턱의 움직임을 확인해 맞춤 제작하며, 힘이 고르게 퍼지도록 사용 중에도 접촉 상태와 높이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갈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장치부터 권하지 않습니다. 치아와 보철물을 보호해야 하는 상태인지 먼저 살핀 뒤, 스플린트가 필요한 경우에만 맞춤 제작합니다.
치과 스플린트도 한 번 맞추면 끝나는 장치는 아닙니다. 사용하다 보면 표면에 이를 악물거나 간 흔적이 남고, 치아가 닿는 위치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는데요. 그대로 오래 착용하면 힘이 한쪽으로 몰려 치아와 턱관절에 오히려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1~2개월 간격으로 장치의 마모와 맞물림을 확인하고, 다시 고르게 닿도록 조정해야 합니다.
반면 시판 마우스피스는 개인의 치아 맞물림을 반영하거나 사용 중 달라진 접촉 상태를 조정하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특정 치아가 눌리거나 입안이 헐고, 턱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는데요. 실제 진료실에서도 시판 제품을 오래 사용한 뒤 이런 불편으로 찾아오시는 분들을 종종 만납니다.
결국 두 장치의 가장 큰 차이는 내 치아에 맞게 제작하고, 사용하면서 꾸준히 조정할 수 있는지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갈이 마우스피스와 치과 스플린트 비교’ 글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스플린트 외에 어떤 치료를 함께 할까요?
이갈이와 함께 턱 통증이나 입 벌림의 불편이 계속된다면, 상태에 따라 물리치료나 보톡스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 물리치료: 온찜질, 초음파, 레이저, 전기자극 등을 이용해 턱 주변의 통증과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치료입니다.
- 보톡스: 교근과 측두근에 주사해 이를 갈 때도 턱에 큰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합니다. 특히 이갈이로 턱이 뻐근하거나 두통이 심한 분에게 효과적이며, 효과는 약 4개월에서 6개월 정도 이어집니다.
다만 턱이 뻐근하다고 곧바로 보톡스를 맞는 것은 아닙니다. 통증이 씹는 근육에서 오는지, 턱관절에서 오는지 먼저 확인한 뒤 필요하거나 가능한 경우 치료를 권합니다. 스플린트를 사용하고 있어도 근육통이나 두통이 심하다면 보톡스를 함께 진행하기도 합니다.
스플린트와 보톡스의 역할은 이갈이 치료, 스플린트와 보톡스 어떤 게 좋을까요?에서 비교해 보실 수 있습니다.

치아 마모가 시작됐다면 미루지 마세요

제가 ‘이갈이 치료’에서 특히 주의해서 보는 것은 치아 마모가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지입니다. 치아 바깥을 감싸는 단단한 법랑질이 닳으면 그 안의 상아질이 드러납니다. 상아질은 법랑질보다 무르기 때문에 이때부터 마모가 더 빨라질 수 있는데요. 그대로 두면 치아에 금이 가거나 깨져 수명이 짧아질 수도 있습니다.
이미 닳아 없어진 치아는 저절로 회복되지 않습니다. 최근 이 가는 소리와 함께 치아가 더 닳거나 깨지고, 아침의 턱 통증까지 반복된다면 더 미루지 말고 상태를 확인해 보셨으면 합니다.

이갈이로 불편한데 장치를 꼭 해야 하는지,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18년 동안 구강내과 환자를 진료하면서, 치료를 정하기 전에 환자분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는 일을 중요하게 여겨 왔습니다. 꼭 필요한 치료만 권하고, 그 이유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시청서울구강내과치과의원은 시청역과 광화문역 사이에 있습니다. 서울과 경기 여러 지역에서 시간을 내어 찾아주시는 만큼, 치아와 턱의 불편이 일상을 덜 힘들게 하도록 꼼꼼히 살피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교정 유지장치를 이갈이 장치로 사용해도 되나요?
두 장치는 목적이 다릅니다. 교정 유지장치는 치아가 이동하지 않도록 유지하는 장치이고, 이갈이 스플린트는 치아를 보호하고 힘을 분산하도록 제작합니다. 유지장치를 임의로 이갈이 장치 대신 사용하지 말고 교정 상태와 턱 상태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이갈이 마우스피스는 평생 착용해야 하나요?
사용 기간을 일률적으로 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갈이의 강도와 치아 손상, 턱관절 상태, 장치의 마모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장치가 닳거나 깨지고, 헐거워지거나 맞물림이 달라졌다면 계속 사용하기 전에 점검과 조정이 필요합니다.
※ 이 글은 이갈이 관리와 치료에 관한 일반적인 의료 정보입니다. 실제 진단과 치료는 치아와 씹는 근육, 턱관절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